"유방암 예후예측 '온코타입DX', 인종별로 유효성 차이 있어"


유방암 예후를 예측해 항암화학치료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데 널리 쓰이는 '온코타입DX'가 백인 이외 인종의 환자에게서는 진단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지웅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 황기태 서울대보라매병원 유방외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자매지인 '브레스트 캔서(Breast Cancer)' 최신호에 '21-유전자 재발 점수의 인종적 차이 분석'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누적 통계(SEER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글로벌 1위 유방암 예후예측 검사 제품인 '온코타입DX'가 인종별로 어느 정도의 유효성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온코타입DX는 21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 예후를 예측하는 진단 제품이다. 이 검사는 유방암 환자들의 절제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해 항암화학치료의 필요 여부를 의료진이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되는 검사다.

검사에서 절제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일정 점수 이상으로 나오면 항암 치료를 권하고, 그렇지 않으면 권고하지 않는 식이다.

연구팀은 온코타입DX 진단 결과 재발 가능성이 커 화학항암치료 권고를 받고서 실제 항암 치료를 한 환자군과, 권고를 받았지만 항암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군 간의 사망률 차이를 인종별로 분석했다. 두 환자군 간에 유의미한 사망률 차이가 있다면 온코타입DX가 유효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온코타입DX로 진단한 유방암 환자 8만8498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가운데 '재발 점수'가 25점 이상이어서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항암화학치료 대상 환자(고위험군) 1만3123명을 뽑았다. 백인이 1만687명이었고, 흑인 1282명, 유색인 1144명이었다.

백인의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와, 고위험군인데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 간 생존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하지만 유색인 고위험군에게서는 이러한 생존율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아시아계 환자의 10년 유방암 특이 생존율을 비교해보니, 항암화학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생존율 개선 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과거 연구들에서 아시아인과 서양 유방암 환자들 간 임상적, 종양적 관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된 바 있다"며 "이번 연구는 더 나아가 온코타입DX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했을 경우 항암화학치료의 효과가 환자들의 인종에 따라 중대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